나두 어릴 때는 신자유주의 능력주의 신봉자였다. 근데 내 세상이 박살이 나 보니까 그 오만함에도 덩달아 금이 가더라. 정신이든 몸이든 아파서 생산성이라곤 없는데다 추하고 무능한 나 자신을 강제로 견뎌보니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생존은 가혹하게 아름답고 사람의 가치라는 건 그렇게 간단하게 수치화할 수 없다는 것을. 그토록 아파보기 전에 연민과 이해를 알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그러질 못했다. 어쩌면 그걸 모르는 게 젊음의 맹점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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