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히 주무셨습니까.”
그 안녕의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의 낮은 목소리가 눈을 뜨기도 전에 귓가에서 울린다. 항상 저보다 먼저 일어나는 사람이 있어서 맞춰둔 알람은 별 소용이 없어진지 오래지만, 이렇게 감미로운 모닝콜(?)을 대신 들을 수 있다면 불만 같은 게 있을리 만무하다. 따뜻해서 떨어지고 싶지 않은 품속을 파고들면 이내 뻣뻣한 허리를 쓸어내리는 손길에 절로 나른한 한숨을 내쉬게 된다. 잔뜩 녹아내려 흐물거리는 표정을 보기라도 한 건지, 미처 숨기지 못한 웃음소리에 결국 마지못해 두 눈을 슬그머니 떠본다.
그 안녕의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의 낮은 목소리가 눈을 뜨기도 전에 귓가에서 울린다. 항상 저보다 먼저 일어나는 사람이 있어서 맞춰둔 알람은 별 소용이 없어진지 오래지만, 이렇게 감미로운 모닝콜(?)을 대신 들을 수 있다면 불만 같은 게 있을리 만무하다. 따뜻해서 떨어지고 싶지 않은 품속을 파고들면 이내 뻣뻣한 허리를 쓸어내리는 손길에 절로 나른한 한숨을 내쉬게 된다. 잔뜩 녹아내려 흐물거리는 표정을 보기라도 한 건지, 미처 숨기지 못한 웃음소리에 결국 마지못해 두 눈을 슬그머니 떠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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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잠겨있는 목소리에 조금 퉁명스러움이 묻어나는 이유는 별 다른 게 아니다. 어제보단 차라리 오늘이라고 해야 맞을 시각까지 잔뜩 시달린 입장에서는, 윤기까지 돌아 유난히 잘생겨보이는 저 얼굴이 얄밉게 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성중이라는 듯 조금 쳐져있는 눈썹이나 허리를 부드럽게 문질러주는 손길에 잠시 정신이 팔렸다가 어영부영 넘어갔던 일이 한 두번 있었던 것도 아니고. 어떻게든 미인계에 당하지 않으려 이리저리 돌리던 시선이 다시 뻗친 머리카락에 안착했다.
날이 좋아서 테라스에 자리를 하나 잡고 앉아 커피를 마시던 중이었다.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던 그 개의 주인은 잠시 통화에 정신이 팔려있었는지 슬금슬금 다가와 냄새를 맡을 때까지도 전혀 눈치를 못 챈 모양이었다. 축축한 무언가가 발목께를 건드려서 화들짝 놀란 것도 한 순간, 고개를 내리자마자 강아지와 눈이 마주치고는 웃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커다란 덩치, 새까만 털, 살랑살랑 흔들리는 꼬리까지도 제 앞에 있는 누군가를 연상하게 만들었으니까.
“으, 해량씨? 갑자기 무슨-”
“귀엽다는 말을 들으니 이렇게 되어버렸군요.”
“네? 제가, 힉, 언제...”
“그 개가 귀여웠고, 제가 그 개와 비슷하다면 저도 귀여운 게 맞지 않습니까?”
“무슨, 그런, 말도, 흐... 안 되는,”
단 한 번도 강아지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고집. 심심하니 놀아주거나 쓰다듬어 달라고 무릎 위에 머리를 올리는 것과 매번 빠듯할 정도로 부푼 것을 천천히, 하지만 돌이키는 법 없이 제 속에 들이미는 것을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저 뻔뻔함. 소중한 휴일의 아침나절 대부분을 날려먹을 것이 확실한 체력...? 정력? 지속력?? 그게 뭐가 됐든 간에 귀여울리가.
“으으응, 아냐... 해량, 씨가... 제일 귀엽-”
그 말을 미처 다 잇지도 못하고 맞부딪혀오는 입술에 호흡마저 빼앗겼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니지 않을까? 어차피 그건 나만 알면 되는 사실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