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인권 문제에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줄 알고 존나 깝쳤다. 근데 알고 보니 그렇게 무 자르듯 옳고 그름으로 나눌 수 있는 문제는 하나도 없었다... 누군가를 지적하고 가르치기엔 난 아직 그럴 능력이 없다. 게다가 난 토론이나 논쟁, 가르침에 딱히 재능이 있는 인간도 아니었다. 내가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은 가끔 나의 정말 확고한 의견을 정리해서 장문의 글을 올린 뒤 후련해지는 것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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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크게 일어나는 착각이 이거 같다.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나의 주장엔 분명 맥락이 있고 그 주장이 적용되는 상황이 제한되어 있는데, 그걸 전부 무시하고 내가 모든 상황에 그 주장을 강요하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오해...
예를 들어 내가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면 안 됩니다.'라고 썼을 때 '누가 날 죽이려 할 때 내가 그 강도를 때릴 수도 없단 말이에요?!'라는 반박이 들어오는 경우... 죽음의 위기에서까지 폭력을 행사해선 안 된다는 논지였을 리가 없잖습니까...
보통 내가 의도한 바보다 훨씬 더 공격적으로 읽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도 경험해 본 적이 있어서 왜 그런 반응이 나오는지 안다. 그런데 누군가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해선 안 됩니다.'라고 썼다면 그건 '그 어떤 이유라 해도 남한테 폭력을 행사한 놈은 다 죽어 버려!!!'라는 의미가 아니라, '타인을 존중하고 해치지 맙시다.'라는 의미에 더 가깝겠지요... 날 노리지도 않은 것에 공격받지 맙시다...
하지만 물론 읽는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다. 당연히 내 글도 많이 부족했을 것이고, 내 모든 의도를 설명하기엔 글자 수의 제한이 있다. SNS 자체가 오독을 부르는 구조 같다. 기본적으로 현대 인터넷 플랫폼은 자신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를 '가볍게 슬쩍 보고 넘어가는' 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정착된 습관이 잘 없어지지 않는 것 같다. 당장 나도 그렇고... 갈수록 긴 글에 집중하기가 힘드네요. 종이책을 읽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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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내가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면 안 됩니다.'라고 썼을 때 '누가 날 죽이려 할 때 내가 그 강도를 때릴 수도 없단 말이에요?!'라는 반박이 들어오는 경우... 죽음의 위기에서까지 폭력을 행사해선 안 된다는 논지였을 리가 없잖습니까...